🌋 한계를 깨닫는 순간에도 의미가 있을까? ( + 의미 UIMI 1주년을 축하해주세요 💃)

삶은 여러 계절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

2024.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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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의미와 함께 할 생각:

😖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건 약함을 드러내는 것과 다름 없다는 생각

의미UIMI를 구독하신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

여러분은 시집을 자주 읽나요?

저는 사실 지난 몇 년 동안은 시집을 거의 읽지 않았는데요. 올해 들어 ‘여름에 읽기 딱 좋은 시집’이라는 말과 함께 어느 젊은 시인의 시집을 추천받은 이후로는 현대 시를 조금씩 읽어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어느 시집을 골라 읽든 ‘재능이란 바로 이런 모습이구나!’라는 생각이 꼭 한 번씩은 떠오르더라고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과 상황도 오직 몇 가지 단어나 짤막한 문장만 활용해서 완벽하게 묘사하는 모습 때문에요.

멋진 시를 쓰는 것이 저의 버킷리스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낯설고 어려운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모습이나,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바를 함축적인 표현으로 세련되게 전달하는 시인들의 모습은 아주 부러웠어요.

한편으로는 저와는 완전히 다른 그러한 모습 덕분에 저에게는 어떤 면이 없거나 부족한지를 알게 되면서 제 한계를 짐작할 수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처럼 한계를 깨닫는 순간에도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까요?

의미있는 문장 읽기

어른으로 향하는

길은 지그재그

한계를 깨닫는 것의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보기 위해 제가 들춰본 책은 <벌써 다 온 건 아니겠죠?>입니다.

‘어른으로 가는 지그재그 여행기’라는 흥미로운 부제가 붙은 책인데요.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얇은 펜으로 직접 그린 손 그림과 짧은 에세이가 섞여 있어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저는 어른이 되면 예전보다는 훨씬 더 철이 들고, 저보다 훨씬 어린 사람들에게 ‘00살에 안 하면 후회하는 인생 꿀팁 15가지’ 정도는 막힘없이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현명한 사람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었어요.

하지만 이 책의 부제대로 어른으로 가는 길은 정말 ‘지그재그’더라고요. 아직도 저는 현실 감각이 조금 부족한 철이 덜 든 어른으로 살고 있고, 옳은 줄 알았던 길은 정답이 아니었고,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길에서도 결국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순간이 오히려 어릴 때보다는 어른이 되었을 때도 훨씬 더 자주 찾아왔거든요.

이처럼 <벌써 다 온 건 아니겠죠?>는 어른도 여전히 불안하고 고민하고 방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드러낸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한계에서도 어떤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지 아래 문장을 읽으며 함께 생각해 봐요.

Today's quote

20대가 시작되자 한 인생 선배가 말했다. “모험을 떠날 때가 됐네.” 갓 스물이 된 내 앞에는 한계에 부딪혀가며 성장할 10년의 세월이 기다리고 있었다. “휘청거렸다면 좋은 징조야. 한계를 알게 됐다는 뜻이거든. 안 되는 일에 애를 썼고, 결국 그 사실을 깨달은 거지.”

(…) 안정적으로 살고 싶었고,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었다. 시행착오는 그만 겪고 이미 얻은 교훈의 열매를 거둘 생각에 급급했다. 삶은 여러 계절이 모여 만들어진다는 말은 이런 불안함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인생은 단계별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다.

(…) 허송세월처럼 느껴지는 때가 많았다. 무거운 마음으로 헤맬 때도 많았다.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채로 행복한 계절이 끝났다고 슬퍼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제 보니 그때가 상실의 계절이었다. 나만의 가을이자 나에게 가장 중요한 계절이었다. 로펌 근무는 내 인생의 가을이었다.

인생의 계절은 지구의 계절과 닮았다. 경작의 시기와 수확의 시기가 있다. 가을은 상실의 계절이지만, 우리가 잃어버리는 게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 준다. 그래서 그토록 우울하면서도 달콤하다.

마리 앤드류

<벌써 다 온 건 아니겠죠?>

깊이 있게 읽어보기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도 괜찮을까?

위 문장을 뉴스레터에 소개하고 싶어 발췌하기는 했지만 사실 뉴스레터를 여기까지 쓰면서도 한계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도 괜찮을지 계속 망설였습니다.

늘 무한히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하고, 끝없이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독려하는 세상에서 한계에 대한 말을 꺼내자니 참 쉽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저 또한 구독자분들이 지난주보다 더 나은 하루를 끝없이 이어가길 바라고 있는 걸요. (행복의 한계를 깨닫는 하루 말고요)

하지만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는 위 문장을 읽고 나니, 사실 한계와 마주하는 순간은 언제든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법인데 그동안 이런 사실을 너무 외면하며 살아온 건 아닌가 싶더라고요.

나의 한계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그런 한계를 받아들이면 절대 안 된다는 고집 때문에, 어쩌면 한계에서도 아래와 같은 긍정적인 면을 발견해 볼 수도 있다는 사실도 미처 몰랐고요.

한계를 깨닫는 순간은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필연적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어요. 여름은 겨울만큼 추워질 수 없고, 겨울은 여름만큼 따뜻해질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 한계를 인지하면서도 현재의 계절을 견딜 수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절은 자연스럽게 돌아오듯, 인생의 어느 순간 한계를 맞이했다고 해서 그것이 모든 것의 끝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계절은 언제나 다시 돌아오듯, 그리고 삶은 여러 계절이 모여 만들어지듯, 우리도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는 것과 동시에 언제든지 지금과는 다른 순간을 또 다시 맞이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읽어보기

한계를 받아들이기에는

두려운 마음이 컸지만

오늘 소개한 책의 저자 마리 앤드류는 20대 초반에 어느 로펌에서 일했다고 해요. 그전에도 여러 직장을 다녀본 경력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로펌에서 일했을 때 ‘한계가 더 빨리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로펌에서 일했던 시기를 ‘인생의 가을’이라고 표현했어요. 슬프고 힘든 시간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알게 된 시기였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란 사실도 알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힘든 마음을 다잡기 어려웠던 시기였다고 합니다.

계절이 계속 돌아오듯, 삶에도 결승점은 없다. 한겨울에 여름 원피스를 입는다고 겨울이 빨리 지나가지 않는다. 춥지 않은 척해도 소용없다. 차라리 눈 내리는 고요함을 즐기는 편이 낫다.

지독하게 겨울을 싫어하는 사람도 추운 아침에 마시는 뜨거운 커피 한 잔의 황홀함을 안다. 그리고 반드시 돌아올 여름이 있기에 그 겨울 아침이 더 아늑하게 다가온다.

9월, 지금 나는 ‘진짜 가을’과 ‘인생의 가을’이라는 두 가지 상실의 계절 속에 있다. 달력을 보며 삶을 이해해 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가을은 한 계절에 지나지 않지만 그 안에 어마어마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그래도 저자는 상실, 슬픔, 한계를 안고서도 일상을 잘 꾸려내려는 의지를 보입니다. 여전히 슬프고 아프겠지만 그래도 이러한 감정을 견뎌내려고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에 응원을 보내고 싶더라고요.

왜냐하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게 쉽지만은 않으니까요. 그리고 때로는 좀 더 견딜 수 있다고, 여기서 포기하면 이도 저도 안 된다고, 그렇게 약해지지 말라는 말을 스스로 건낼 때도 있잖아요.

저도 지금의 능력이나 상황으로는 원하는 성과를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던 때가 있었는데요. 자존심과 고집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저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곧 저의 약함을 증명할 거라는 불안함도 저의 한계를 인정하는 걸 가로막았던 것 같아요.

사진: Unsplash의 Charlota Blunarova

하지만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정말로 약한 모습이기만 할까요?

평생 굳건하게 제 머릿속에 자리 잡을 것만 같았던 이 생각은, 한계를 약함과 연결 짓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했어요.

자신에게 어떤 역량이 부족한지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다른 사람들은 그 역량을 어떻게 길렀는지 계속 질문하고 탐구하는 사람.

불만족스러운 현재 상황을 통해 오히려 자신에게는 어떤 환경이 더 잘 적합한지를 알아차리고 그 환경을 찾아 나선 사람.

아무리 노력해도 생각만큼 실력이 늘지 않아 슬프고 힘들지만 그래도 매일 같은 장소와 같은 시간에서 오늘 해야 할 일을 책임감 있게 해내는 사람

이처럼 제 주변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한계를 다루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이 방식은 모두 다 전혀 약해 보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 모습은 한계를 알아차리는 것이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만의 방식대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해내는 용기 있는 행동과 가깝다는 걸 보여주더라고요.

한계에 몰렸을 때 누군가에게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에 가는 것이, 또 다른 누군가는 일단 지금 맡은 일을 끝까지 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러니 어떤 상황이나 환경으로 인해 스스로의 한계를 깨달았다고 해서 그것이 언제나 현재의 목표를 포기해야 한다거나, 열정을 놓아야 한다거나, 앞으로 더 나아갈 힘을 잃어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는 볼 수 없지 않을까요?

우리는 오히려 스스로의 한계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현명함을 기를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마지막으로 생각해보기

'지금의 나'를
잘 돌보기

물론 한계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혹은 어디까지가 나의 한계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힘든 상황에 처하는 것이 항상 견딜만한 건 아닙니다.

오늘 소개한 책의 저자도 이에 대해 ‘머리로는 언젠가 끝나리라는 것을 알지만, 힘든 건 어쩔 수 없다’라는 솔직한 심정을 책에 적기도 했고요.

그래도 한계와 마주하고 이를 깨닫는 것이 언제나 ‘약한 모습’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믿고, 우리는 한계를 통해서도 우리의 삶을 더 잘 이해하고 잘 들여다볼 수 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겨울만큼 추워질 수 없다는 여름의 한계가 여름날에만 즐길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앗아가지 않듯, 우리도 어떤 면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한계가 지금 우리가 지닌 모든 긍정적인 면을 지워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한계를 깨닫는 건 아프고 힘들지만, 그래도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도 현재의 우리를 둘러싼 소소한 일상을 돌보면서 다음 계절을 맞이할 힘을 기를 수 있음을 기억하며 아래의 미션과 질문을 통해 여러분만의 의미도 찾아보세요. 👋

나만의 의미를 만들어 줄 질문:

Q. 한계를 깨닫게 되는 순간에도 지워지지 않는 여러분의 일상 속 행복은 무엇인가요?

의미 전달자로 거듭날 미션:

현재의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제철 음식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즐겨보는 시간을 가져봐요. 시간이 지나면 계절이 자연스럽게 바뀌듯, 현재의 복잡한 마음이나 감정도 늘 영원하지 않으니 현재 즐길 수 있는 사소한 행복을 조금이라도 자주 접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익명으로 질문에 답해보기

딱 1분만 투자해 보세요

지금 바로 기록하면 의미가 더욱 선명해집니다.

부담 없는 익명으로 자유롭게 기록해 보세요

작고 소중한 부록

① 의미 UIMI 뉴스레터

발행 1주년을 축하해 주세요

다가오는 7월 9일은 의미 UIMI 뉴스레터가 발행한지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2023년 7월 9일에 첫 번째 레터를 발송했을 때는 저도 의미 UIMI 뉴스레터를 1년 동안 발송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에 무척 놀라워요.

1년 동안 뉴스레터를 발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뉴스레터를 읽고 있는 여러분들이 계신 덕분이라는 걸 늘 기억하고 있어요.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의미 UIMI 뉴스레터 1주년을 자축하기위해 맛있는 케익 한 조각을 구매할 예정인데요. 이 링크를 클릭하고 1️⃣ 의미 UIMI 뉴스레터의 1주년 축하 메시지를 작성해 주시거나 2️⃣여러분이 좋아하는 케익을 소개해 주세요. 소개해주신 케익 중 하나를 맛있게 먹어보겠습니다. 🫡

② 의미 UIMI 뉴스레터

시즌1이 곧 마무리 돼요

의미 UIMI 뉴스레터는 7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시즌1을 마무리 할 예정이에요. 지난 겨울에 잠시 겨울 방학을 가졌듯 7월 말부터 잠깐의 방학을 지닌 뒤 시즌2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7월 이후에 돌아올 의미 UIMI 뉴스레터 시즌2는 기존처럼 주1회 발송이 아닌 월2회 발송으로 여러분의 메일함을 방문할 예정이에요.

뉴스레터로는 한 달에 두 번 만나게 되겠지만, 그 대신 의미 UIMI 인스타그램을 통한 여러분과의 접점을 좀 더 늘릴 예정입니다. 뉴스레터를 만들기 위해 어떤 책을 찾아보고 있는지, 책 외에서 발견한 일상 속 의미 있는 순간은 무엇인지, 뉴스레터를 어떤 마음으로 작성했는지, 글감을 발견하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 등등 소소한 이야기를 종종 업로드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