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지 않아, 그뿐 의미UIMI를 구독하신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은 잠들기 전에 무엇을 하나요?
저는 대체로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편인데요. 며칠 전에는 핸드폰으로 인스타그램을 보던 도중, 뜬금없이 옛날에 겪은 억울한 순간이 떠올라서 잠을 설쳤어요. 😅
심지어 다음 날 아침까지도 억울함과 화가 가시질 않더라고요. 만약 그때 좀 더 당당하게 대응했다면, 아니 애초에 그런 일을 겪을 만큼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어땠을지 계속 머릿속으로 생각을 거듭했고요.
이처럼 때로는 ‘내가 강하지 않아서’ 혹은 ‘나의 약점 때문에’ 세상의 어려움과 더 자주 마주한다는 생각에 빠질 때도 있는데요.
그래도 ‘강하지 않은 모습’에서도 긍정적인 의미를 생각해본다면 무엇을 찾게 될까요?
|
|
|
강하지 않은 모습에서도 발견해 볼 수 있는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보기 위해 제가 들춰본 책은 <마이너리티 디자인>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대형 광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카피라이터인데요. 어느 날 생후 3개월 된 아들이 앞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무리 광고를 만들어도 아들은 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일에 대한 열정을 놓을 수도 있었지만, 저자는 이를 계기로 200명이 넘는 다양한 소수자를 만나 인터뷰를 시작해요.
처음에는 인터뷰를 통해 아이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조언을 듣고자 했지만, 점차 이들에게는 다수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회의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광고 회사에서 쌓은 카피라이팅과 마케팅 역량을 사회 복지 영역에서 활용하기로 마음먹는데요. 그 결과 2014년 일본의 시각장애인 축구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이런 카피를 작성하게 돼요. “보이지 않아. 그뿐.”
눈이 보이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과 다채롭게 소통하는 모습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의지, 자신의 아이와 아이의 인생을 소리 높여 긍정하겠다는 마음을 담은 카피라고 합니다.
아들에 대한 사랑을 세상의 모든 소수자에게로 확대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지 않나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강하지 않은 모습’에서도 어떤 긍정적인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아래 문장을 읽으며 함께 생각해 봐요.
|
|
|
Today's quote
다시 말해 소수자란 ‘사회적 약자’라는 좁은 해석에 갇히지 않는 ‘이 사회의 가능성’인 것입니다. 사람은 모두 무언가의 약자이며, 소수자입니다. 저도, 그리고 물론 당신도. 다수파와 소수파는 인공적인 선으로 딱 잘라 구분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들 속에 양자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사와다 도모히로
|
|
|
깊이 있게 읽어보기
이 외에도 책에는 경계를 오갔던 저자의 학창 시절 이야기도 짧게 소개되어 있는데요. 저자는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해외를 여러 번 오가느라 어느 곳에서도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1년에 딱 두 번밖에 말을 못 했던’ 경험이 있다고 해요.
하지만 해외를 오가며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였던 경험은 언어에 대한 관심을 쌓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광고업계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저자의 솔직한 경험담이 곳곳에 담겨 있어 ‘우리 모두 무언가의 약자이며 소수자’라는 저자의 말에도 무척 공감되더라고요.
게다가 위 문장을 통해 ‘강하지 않다는 점에도 찾을 수 있는 긍정적인 의미’를 아래와 같이 생각해볼 수 있었고요.
- 누구에게나 각자 약한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약함을 토대로 세상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를 발견할 수 있어요.
-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해결책을 찾고, 다양한 관점을 존중할 수 있도록 세상에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관점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
|
|
개인적으로 읽어보기
느긋한 스포츠를
본 적 있나요 |
|
|
이번 레터를 쓰면서 저는 어느 상황에서 저의 약한 면이 가장 두드러지는지, 어느 상황에서 저의 ‘강하지 않음’을 한탄하게 되는지 떠올려 봤는데요.
아무래도 무언가를 처음 배울 때처럼 타인에게 평가받기 쉽고,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저보다 잘난 사람밖에 보이지 않을 때가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마음먹은 것과 달리 몸은 잘 따라주지 않고, 어쩔 수 없이 칭찬보다는 개선점을 지적받을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모든 문제의 원인이 나의 서투름과 미숙함에 있을 때.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저에게 화가 많이 났는지 몰라요.
책 <마이너리티 디자인>의 저자는 이러한 분노의 힘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해요. ‘왜 내 아이에게 장애가 있는 거야’ ‘왜 내가 스포츠에서 배제되어야 하는 거야’라는 분노를 원동력 삼아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경기의 규칙을 완전히 새롭게 바꾼 ‘유루스포츠*’를 탄생시킵니다. |
|
|
* 유루스포츠
느긋함을 뜻하는 일본어 ‘유루이’와 스포츠를 합친 단어로 연령, 성별, 신체 능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에요.
손에 비누를 묻힌 채로 공을 던지기 때문에 모두가 공을 자주 놓칠 수밖에 없는 핸드솝 볼, 다리를 쓰지 않고 바닥을 구르며 공을 던지는 애벌레 럭비, 세게 던지면 공에서 아기 울음 소리가 나기 때문에 공을 살살 다루어야 하는 베이비 농구 등 운동을 잘하지 못해도 승패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100개 이상의 다양한 종목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
|
|
유루스포츠는 약한 사람에게 핸디캡을 주는 스포츠가 아니라 누구나 동등한 조건에서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칙을 설정한 스포츠라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요.
어쩌면 우리 또한 무엇이든 잘하고 강한 사람만 눈에 띄었던 기존의 규칙 대신, 새로운 규칙을 발견하고 이를 삶에 적용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하더라고요.
|
|
|
새로운 전제 조건을 만들어주면 기존의 규칙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사람도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생겨납니다. 저는 그런 사실을 알고는 ‘창작자’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했습니다.
이 사회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새로운 출발선을 긋는 것. 그것이야말로 ‘창작자’라고 불리는 우리의 일이라고 깨달은 것입니다.
장애인만이 아닙니다. 오늘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무것도 못해, 능력을 발휘할 수 없어, 맘대로 되지 않아… 라면서 무력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오늘날이 ‘허무의 정점’ 같은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장소에 출발선을 잔뜩 그려서 누구나 자신만의 경주를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다 같이 완전히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겁니다. 그러면 먼저 경험해 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모두 평등합니다. 누구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
|
|
물론 이 사회를, 학교를, 회사를 완전히 바꿀 새로운 규칙을 만들겠다는 거창한 마음가짐을 품지 않아도 괜찮을 거예요.
일단은 그저 우리의 약함이나 소수성만이 돋보이는 환경이 아닌,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을 얼마든지 찾아 나설 수 있다는 생각부터 품어보면 어떨까요.
- 낯선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말 걸기를 어려워한다는 성향은 자영업의 세계에서는 약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말보다는 진심 어린 행동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동물과의 상호작용에서는 그런 모습이 약점이 되지는 않아요.
- 감정을 좀처럼 숨기지 못하고 쉽게 드러나는 성향도 보수적인 환경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겠지만,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는 타고난 감정 이입과 공감 능력이 큰 장점이 될 수도 있고요.
|
|
|
느긋한 스포츠에서는 어느 한쪽이 승리하는 것이 아닌, 참가자 모두가 느긋하게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약한 모습이 언제까지나 약점으로 남지 않도록 새로운 규칙과 환경을 찾아 나설 수 있어요.
이곳이 아닌 다른 환경에서는 우리를 위한 새로운 규칙이 있음을 의심 없이 믿고, 우리가 용기를 낸 만큼 세상의 다양한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한다면 그 여정은 더욱 보람찰 거예요. |
|
|
마지막으로 생각해보기
새로운 출발선 그어보기
때로는 힘 있고 강한 사람만이 세상의 모든 규칙을 독점한다는 생각에 빠질지도 몰라요. 그럴 때면 우리 또한 이 세상의 일부로서 언제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기억해 내면 어떨까요? |
|
|
목소리가 큰 사람이 무척 강한 말로 미래를 말하면, 그 미래만이 정답인 것처럼 여겨집니다. 요즘을 예로 들면 ‘인공지능 대두’라든가 ‘저출생 고령화’라든가. 그런 미래를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이 세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내가, 당신이, 한 사람 한 사람이 무수한 선택을 한 결과 만들어진 것이 바로 지금의 세상입니다. 이 세계에 커다란 흐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속에는 작은 흐름들이 수없이 중첩해 있습니다. |
|
|
지금 당장은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작은 흐름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겠다는 용기를 주는 문장으로 이번 레터를 마무리하려고 해요.
지금의 약점이 약점이 되지 않는 새로운 출발선을 얼마든지 찾아내고,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며 아래의 질문과 미션에도 여러분만의 답을 찾아보아요. |
|
|
나만의 의미를 만들어 줄 질문:
Q. 여러분의 약점이 약점이 되지 않는 환경은 어떤 곳일까요? 그러한 환경에 속하기 위해, 혹은 그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인가요?
의미 전달자로 거듭날 미션:
지금 보유한 역량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져봐요. 아무리 사소하고 기초적인 능력이어도 다른 사람에게는 감사받는 능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일기 꾸준히 쓰는 법, 전등 교체하는 법, 바른 자세로 달리는 법,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 거는 법, 동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법, 주차 잘하는 법 등등 여러분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능력이더라도 아낌없이 공유해 보세요. |
|
|
딱 1분만 투자해 보세요
지금 바로 기록하면 의미가 더욱 선명해집니다.
부담 없는 익명으로 자유롭게 기록해 보세요 |
|
|
작고 소중한 부록
나만을 위한 기획서를 써보자
오늘 소개한 책 <마이너리티 디자인>의 마지막 챕터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혹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자신만의 기획서를 쓰는 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긴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을 위해 핵심만 간략하게 소개해 드릴게요.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책 <마이너리티 디자인>에서 상세한 내용을 확인해 주세요.
- 기획서 표지의 왼쪽 상단에 'OOO 귀하 (자신의 이름)'라고 적어봅시다
- 자신의 감정을 알아봅시다
- 내 인생 최고의 희로애락은? (기쁨 / 분노 / 슬픔 / 즐거움)
- 자신의 역할을 알아봅시다
- 공헌 포트폴리오 만들기
(내가 누구에게 공헌하고, 얼마나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지 연도별로 적어보기)
- 자신의 특기를 알아봅시다
- 가령 내가 슈퍼맨이라면 나만의 특기는 무엇일까?
(ex. 아들이 시각장애, 끈질기게 결과물을 낸다, 타인과 차이를 겁내지 않는다, 은혜를 잊지 않는다...)
- 자신이 기피하는 걸 알아봅시다
- 인생의 콘셉트를 만들고,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정해 방향성을 찾아봅시다
- 일하는 방식과 개성이 담긴 분위기를 정해 봅시다 (ex. 유머러스, 매력적)
|
|
|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오늘 뉴스레터로 어떤 의미를 찾았는지
저에게만 알려줄 수 있나요? |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익명의 자율 후원으로
의미UIMI를 응원할 수 있어요. |
|
|
추신) 오늘 소개한 책 <마이너리티 디자인>은 최근에 누군가에게 추천받아 읽게 된 책인데요. 너무 흥미로워서 앉은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버렸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나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