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미 UIMI 구독자 님을 위한 일상의 의미

뉴스레터 시즌1 이후의 근황을 전달합니다

2024. 10. 27.

의미 UIMI 뉴스레터 구독을 환영합니다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의미UIMI를 구독하셨던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

'모든 경험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는 메시지를 기반으로 우리를 지치게 하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도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했던 의미UIMI 입니다.

(혹시 지난 레터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 링크를 클릭하여 지난 1년 동안 발행했던 모든 레터들을 무료로 읽어볼 수 있어요.)

다가오는 연말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잘 지내고 있으셨나요? 뉴스레터의 시즌1 종료를 알렸던 마지막 메일에서는 당분간 새로운 글감도 찾고, 새로운 경험도 쌓기 위해 휴식기를 가진다는 메시지를 남겼는데요.

쉬는 시간 동안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간단하게나마 근황을 전달하고자 오랜만에 메일을 발송합니다.

언제 다시 뉴스레터를 발행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게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그래도 일상 속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의미 UIMI를 구독한 가족 여러분들과 함께 언제든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다 싶어서요.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늘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만이 이어졌다면 무척 좋겠지만, 어른이 되어 맞이하는 일상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상반된 감정이 몰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그동안 마주한 무수한 사건, 감정, 관계 속에서도 여러분의 삶을 지탱해주는 요소 하나쯤은 떠올리며 내일을 씩씩하게 맞이할 용기를 조금이라도 마련할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그동안의 소소한 근황 소개와 더불어, 그 경험을 통해 발견한 의미를 몇 가지 소개하려고 해요. 더불어 여러분만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작은 질문들도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소소한 근황을 전달하는 이 깜짝 뉴스레터가 오늘 여러분만의 의미를 찾는데 작은 힘이 되길 바랍니다.

일상 속 의미 찾기 (1)

잘 못 마시는
술의 의미

어릴 때 저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등장할 때마다 퇴근 후 마시는 소주 한 잔, 맥주 한 캔이 얼마나 인생에 큰 즐거움을 안겨주는지 궁금해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성인이 된 지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저는 술을 마실 때의 즐거움을 모른답니다. 조금만 마셔도 금방 취하는 타고난 체질 때문에 술을 마시는 게 즐겁기는커녕 꽤 힘겹기만 했거든요.

하지만 어느 날 저희 지역에 칵테일 만들기 클래스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는 일단 수업에 참가 신청을 해보았습니다. 그동안 관심 없었던 분야에 새롭게 도전하면 삶의 시야가 더욱 넓어질 것 같아서요. 게다가 직접 만든 칵테일을 손님에게 대접할 줄 아는 어른이 된다면 멋질 것 같기도 했고요. 😎

그래서 약 두 달에 걸쳐 칵테일의 역사를 배우고, 칵테일 기술을 간단하게 실습해보고, 나만의 개성이 담긴 시그니처 칵테일을 직접 구상하고 만들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시그니처 칵테일을 만드는 마지막 시간이 되자, 참가자분들이 하나씩 만드는 칵테일을 보고 무척 놀랐어요. 칵테일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각자의 이야기와 개성이 모두 다 달랐거든요.

차를 즐겨 마시는 취향을 토대로 좋아하는 차를 섞어 칵테일을 완성한 분도 있었고, 시원한 바다를 연상시키는 예술적인 칵테일을 만들기 위해 상어 모양 아이스크림을 준비한 분도 있었어요. 퇴근 후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도록 피로회복제 맛이 나는 칵테일을 구상하고, 텃밭에서 직접 기른 과일을 재료로 들고온 분도 있었고요. 직접 만든 칵테일을 맛보여주고 싶은 사람도 친구, 연인, 가족, 동료 등 다양했고요.

수업을 이끌어주신 바텐더님은 시그니처 칵테일을 만드는 마지막 수업을 위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를 매주 구체적으로 적어보기를 당부하셨어요. 이 칵테일을 마시는 사람은 주량이 높은지 낮은지,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지 신맛을 좋아하는지, 어떤 식감을 좋아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이 칵테일을 마실 것 같은지, 어떤 모양의 잔에 어떤 가니쉬(칵테일 위에 올라가는 장식)를 올려 전달하고 싶은지 등등 정말 구체적으로 말이에요.

이처럼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칵테일을 만드는 과정을 겪어보고 나니, 한 사람의 진심은 어떤 방식으로든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비록 수업을 듣는 날이면 언제나 술기운에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귀가해야 했지만, 우리가 칵테일에 넣기로 선택한 모든 것에는 그것이 아무리 작고 사소해 보일지라도 제각기 의미가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어 칵테일을 조금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볼 수는 있게 되었습니다.

칵테일을 담은 잔, 칵테일의 색, 칵테일의 첫맛과 끝맛, 칵테일의 장식, 칵테일을 마시는 상황 등 모든 것에 상대를 위한 진심을 담을 수 있다면 우리는 아주 일상적이고 소소한 습관적인 선택을 통해서도 우리가 세상을 태도를 담을 수 있을 겁니다.

택시 대신 버스를 자주 탄다면 이러한 행동은 우리가 어떤 사람임을 세상에 드러내는 걸까요? 특별한 성과를 낸 적은 없지만 순전히 재미있어서 계속하고 있는 취미는 우리가 어떤 사람임을 보여주는 걸까요? 오늘 산 작은 간식, 맛있는 음료에는 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을까요? 오늘 입은 옷은 내가 어떤 사람임을 말해줄까요?

우리가 선택한 모든 것에는 우리의 의견이 담긴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세상에 전할 수 있는 말의 종류는 얼마나 많아질까요. 우리의 영향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점도 인지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칵테일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마다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오늘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소소한 선택에 어떤 의미를 담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어떠신가요?

나만의 의미를 만들어 줄 질문:

Q. 오늘 내린 선택 중, 내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의미가 담긴 선택은 무엇인가요?

질문이 너무 어렵다면 반대로 생각해보아도 좋습니다. 여러분은 세상에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싶나요? 오늘 내린 선택에 그 의미를 담아보고 싶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좋을까요?

일상 속 의미 찾기 (2)

의미를 알 수 없는
간판의 의미

몇 달 전, ooo 작가의 <골목방랑기>를 읽었는데요 올해 발견한 책 중 가장 개성 넘치는 책이었어요. 동네 구석구석을 탐험하다가 포착한 눈에 띄는 장면들을 사진으로 담고, 그에 대한 작가님만의 고유한 생각을 더한 책입니다.

'건강한 라면 연구회'라는 간판을 내건 건물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금이빨 삽니다'라는 간판 아래에 웃고 있는 금이빨의 그림이 있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금이빨이 이곳에 살고 있다는 걸까요, 아니면 금이빨이 금이빨을 사고파는 깜짝 놀랄만한 상황을 이야기하는 걸까요?

<골목방랑기>는 이처럼 힐끗 보고 지나쳐도 아무 문제 없는, 평범한 거리의 간판들에 주목하고 그에 대한 다채로운 상상력을 재치있게 풀어낸 책이었어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저도 길을 걸을 때 보이는 글자들을 유심히 보게 되더라고요. 일상적으로 걸어 다니는 익숙한 길도 낯설게 탐험할 수 있도록 시야가 넓어져서 무척 신기했습니다.

남으로부터 허락을 구하거나, 남에게 답을 알려주려는 목소리를 듣기 쉬워진 세상에서 정답이 아닌 나만의 의미를 찾으려는 모든 시도는 특별하기만 합니다. 그것이 정답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말이에요.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이상하지는 않을지, 이런 말을 해도 괜찮을지, 남들이 이런 나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등등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정작 나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내기 어려울 때면 다시 이 책을 펼쳐보면서 나만의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낼 기회를 전해주고 싶더라고요.

여러분도 때때로 의미를 알 수 없는 간판과 마주하더라도 뚜렷한 정답 대신 나만의 주관이 담긴 의미를 자유롭게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떠신가요?

이를 통해 세상은 다 거기서 거기인 틀에 박힌 장소가 아니라 끝없이 새로운 점을 탐구할만한 곳이고, 생각은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닌 자유롭게 발산해도 괜찮은 것임을 알게 되어 일상에 활기와 재미를 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만의 의미를 만들어 줄 질문:

Q. 늘 다니는 익숙한 거리를 유심히 살펴보세요. 새롭게 눈길을 끄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나요? 이처럼 일상을 의식적으로 탐험하고 관찰한다면 어떤 보물을 찾을 수 있을지 자유롭게 상상해봅시다.

정답 대신 의미를
탐구하는 여러분에게

지난 1년 동안 의미UIMI 뉴스레터는 대체로 '나쁜 것'으로 인식되는 요소에 집중해왔습니다. 아무도 몰라주는 노력, 겁나는 일, 실망스러운 모습, 어중간한 자신감, 아직 못 이룬 계획 등등 일생에 한 번쯤은 마주하는 게 당연하지만 늘 외면하고 싶었던 것들에 대해 주목했어요.

의미UIMI가 굳이 이런 것들을 소재로 삼고,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를 해왔던 이유는 제 삶에 그런 위로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바로 노력을 했음에도 그 노력의 가치를 어디서도 인정받지 못했고, 겁나는 일은 피하고만 싶고, 어중간한 자신감 때문에 매사에 용기 있게 나서지 못하는 저에게 크게 실망했던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떤 말을 듣고 싶었는지, 나와 같은 경험을 겪은 또래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이 세상에는 어떤 의견이 더 필요한지를 생각하며 매주 레터를 발송했어요.

어떻게든 노력은 했음에도 어디서든 자랑할만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면, 세상은 그 모습을 보고 그에 알맞은 꼬리표를 찾아 붙이려고 할 텐데요. 의미UIMI를 작성하는 내내 저와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남이 정의하는 대로 사는 대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나를 존중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외부의 상황이 어떻든 자신을 믿고 자신이 내린 선택을 존중할 수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주도적인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으니 말이에요.

물론 자기 주관을 가진 채 삶을 산다는 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타인의 정의내린 정답과 조언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삶의 뚜렷한 정답을 찾으려는 대신 오직 내가 직접 정의하는 의미에 집중하려는 여러분의 존재에 저도 늘 위로를 받습니다.

의미를 찾는 여정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의미 UIMI 뉴스레터 시즌2의 발행이 계속 늦어질 것 같으면 다음에도 종종 오늘과 같은 소소한 레터로 찾아뵈며 근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도 다른 분들과 나누고 싶은 근황이나 의미가 있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자유롭게 글을 적어보세요.

익명으로 내 근황 전해보기

추신) 제 시그니처 칵테일에는 이런 이야기를 담았어요.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도 재밌게 놀면서 마실 수 있는 술을 만들고 싶다, 친구들과 만나서 놀 때 나눠먹었던 사워젤리처럼 새콤하고 달달한 맛이었으면 좋겠다, 특히 사워젤리 겉면에 발라진 새콤하고 까끌한 가루의 맛을 칵테일을 통해서도 표현하고 싶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편하게 마시고 싶으니 심플한 모양새의 온더락 잔에 담겼으면 좋겠다, 마시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칵테일 위에는 튜브를 타고 재밌게 놀고 있는 곰돌이 모양 젤리를 가니쉬로 올리고 싶다. 이처럼 구체적인 이야기를 칵테일 한 잔으로 표현하는 경험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칵테일은 첫 번째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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